주제:토플 (읽기) 극지 해빙 관측
북위 74도, 척치해. 쇄빙연구선 해오름호가 (출항한) 지 열 번째 날 (아침) 이었다. 이 계절에는 (밤) 이 없다. 태양의 (고도) 는 하루 내내 거의 그대로였다.
나는 정하윤, 서른한 살이고 극지해양연구소 연구원이다. 해빙 (두께) 를 (재서) 매일 아침 (표) 로 만들어 선교에 (올린다) . 이번 (항해) 에서 내가 맡은 의무는 그것 하나다.
그날 (회의) 의 (안건) 은 항해 계획서 셋째 (장) 이었다. 일곱 번째 정점에는 일 년 동안 얼음 밑 (생태계) 를 기록하는 계류 장비가 묶여 있다. 수온과 바닷물에 녹은 유기 (물질) 을 재는 장비다.
계획서는 그 정점으로 가는 (길) 을 두 가지로 제시했다. 하나는 (위성) 해빙도에서 (얇은) 얼음으로 칠해진 (연안) 의 항로였다. 다른 하나는 칠십 해리를 돌아가는 북쪽 우회로였다.
곽태수 책임연구원이 (화면) 의 해빙도를 (가리켰다) . “연안으로 갑시다. 하루를 아낄 수 있어요.”
나는 (손) 을 들었다. “ (어제) 얼음 위에서 잰 값은 좀 (다르게) 나왔는데요.”
곽 책임은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젊은 사람 관측은 못 믿어요. 구멍 세 개는 사소한 (표본) 이고, 그걸로 항로를 (바꾸는) 건 어리석은 일이에요. 위성을 믿는 게 (상식) 입니다.”
항해사 둘이 (난처한) 얼굴로 시선을 내렸다. 곽 책임은 이 바다를 스무 번 넘게 (다녀왔고) , 연구소에서 가장 (존경받는) 이름 중 하나다. 선장은 곽 책임의 (판단) 을 따랐다.
반박하고 싶은 (충동) 이 들었지만 (참았다) . 말로 사람을 설득할 (자신) 은 없었다. 나는 (실험실) 로 돌아가 어제 자료를 다시 열었다.
어제 오후, 우리는 연안 항로 (입구) 의 얼음 위에서 세 시간을 (보냈다) . 나와 소예린 연구원이 (교대로) 드릴을 잡았다. (선원) 한 명은 얼음 언덕 위에서 쌍안경을 들고 (대기했다) .
얼음이 줄면서 (위험에 처한) (북극곰) 개체군도 이번 조사에 포함돼 있다. 우리 쪽으로 다가오는 곰은 없었다. 남쪽으로는 (바위투성이) 해안이 희미하게 보였다.
두께는 (밀리미터) 단위까지 재서 (바로) 표에 옮겼다. 드릴 날에 전해지는 (단단함) 부터 (달랐다) . 위성 해빙도는 이 구간을 팔십 센티미터 안팎으로 칠해 두었지만, 세 지점 모두 2미터가 (넘었다) .
(이유) 는 눈이었다. 이 바다에서도 칠월 폭설은 (드물게) 온다. 지난주 폭설 (이후로) 얼음 위에 눈이 두껍게 (쌓였고) , 그 아래 솟은 압력 능선은 위성에는 보이지 않는다.
위성은 얼음의 (움직임) 은 (잘) 잡는다. 그래서 위성 자료가 (무의미한) 건 아니다. 다만 눈 밑의 (높이) 는 읽지 못한다.
나는 헬리콥터 정찰 때 받은 (표면) 높이 자료를 (붙였다) . 연안 쪽 (곡선) 은 오 킬로미터마다 날카롭게 솟았다. 드릴 값과 (일관된) 모양이었다. 얼음 밑 지형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 반면에 우회로의 곡선은 낮고 (고르게) 흘렀다.
계획서를 (고치는) 건 내 권한이 아니다. (대신) 한 장짜리 (메모) 를 썼다. 첫 (단락) 에는 지점의 좌표와 (측정) 방법을 적었다. 작년 겨울 내가 (고안한) 방식으로, 드릴 값과 비행 자료를 같은 격자에 맞춘다.
메모의 (핵심) 은 (둘째) 단락에 있었다. 눈이 능선을 덮은 구간에서는 위성 (추정) 이 (부정확하다) . 따라서 연안 항로의 얼음은 해빙도보다 두 배 (이상) 두꺼울 수 있다. 다음 능선은 북위 74도 12분 근처로 예상된다.
열 시에 메모를 선장과 곽 책임에게 (보냈다) . (답) 은 없었다. (바람) 마저 연안 쪽에 (불리한)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었다.
열한 시 이십 분, 배가 둔하게 떨렸다. 나는 실험대 (가장자리) 를 (꽉) 잡았다. 얼음이 배 앞에서 갈라지지 않고 (밀려 올라왔다) . 속력이 다섯 노트에서 한 노트로 (떨어졌다) . (위치) 는 북위 74도 12분이었다.
선교에서 호출이 왔다. 선장이 내 (메모) 를 (출력해) 들고 있었다. “다음 능선은 어디쯤이라고 생각해요?”
“오 킬로미터 (앞) 이요. 드릴 (값) 으로 보면 2미터 반은 될 거예요.”
선장은 망설이지 않고 배를 (세웠다) . 그리고 헬리콥터를 그 지점으로 띄웠다. 로터가 (회전하는) (소리) 가 갑판을 덮었다. 선장은 (참을성 있게) 무전을 (기다렸다) . 이십 분 뒤 조종사가 불렀다. “ (틀림없이) (능선) 입니다. 눈 밑으로 꽤 높아요.”
그때 곽 (책임) 이 선교로 올라왔다. 항해사들과 선장, 소예린까지 있는 (자리) 였다. 곽 책임은 내 표를 한참 (들여다봤다) . 잠시 당황한 (얼굴) 이었다.
“위성이 눈 밑을 못 본다는 거, 나도 (알고 있었어요) . 완벽한 자료는 없죠. 그럼 (확인) 을 하는 게 (마땅했는데) , 이번엔 그걸 건너뛰었네요.”
그는 (모두) 가 들리도록 분명히 말했다. “아까 한 말은 (취소할게요) . (젊은) 사람 관측은 (못 믿는다고) 한 거. 항로는 정하윤 연구원 자료로 다시 짭시다.”
선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 “북쪽 우회로로 일정을 (재조정하죠) . 회수는 반나절 (늦어지지만) (연료) 는 오히려 덜 듭니다.” 해오름호는 이번 항해부터 친환경 연료를 쓴다.
(결과적으로) 하루를 (아끼려다) 이틀을 잃을 뻔했다. 항해사 한 명이 (웃었다) . “능선 구간은 쇄빙선한테 (악몽) 이에요.”
곽 책임이 내게 물었다. “우회로도 (구멍) 을 (더) 뚫어 볼 수 있어요?” 나는 구간을 셋으로 나눠 두 시간씩 (보겠다고 했다) . 곽 책임은 측선을 이십 킬로미터 늘이자고 덧붙였다.
배는 천천히 (물러나) 북쪽으로 머리를 (돌렸다) . 얼음 판이 다시 쉽게 (갈라졌다) . 속력계가 여섯 노트를 가리켰다.
(저녁 무렵) , 우회로 첫 (지점) 에서 (드릴) 을 (다시) 내렸다. 소예린이 눈썹에 앉은 (서리) 를 털며 (값) 을 불렀다. 구십오 센티미터, 위성 해빙도와 거의 같았다. 나는 코어 윗부분을 잘라내 (온전한) 채로 상자에 담았다.
(자정) 가까이, (수평선) 은 (불타는) 듯한 주황색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바다 색이다. 멀리 (얼음) 끝에서 바다코끼리 (무리) 가 해를 받고 있었다. 나는 관측 (일지) 에 바다코끼리 무리, 북동쪽 2킬로미터라고 적고, 다음 지점으로 (장비) 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