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수능) 듣기 (동아리) 활동
삼월 마지막 주 화요일, 동아리방 (문) 을 열자 (낯선) 노랫소리가 먼저 들렸다. 세진 (선배) 가 (기타) 를 멘 채 손짓했다. "도현아, (오늘) 부터 우리 보컬이야. 마테오."
마테오는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온 (교환학생) 이었다. 한 (학기) 단기간의 교환이라고 했다. 발렌시아는 여기서 (멀리) 떨어진 (바닷가) 도시였다.
" (안녕하세요) . 마테오. 노래, (가장 좋아해요) ." 그는 한 단어씩 또박또박 끊어 말했다. 한국어는 (애니메이션) 과 (드라마) 로 배웠다고 했다. 가방에는 (베스트셀러) 한국어 교재가 꽂혀 있었다.
동아리방 문에는 (오래된) 황동 명패가 붙어 있었다. 역대 보컬의 (이름) 이 하나씩 새겨진 명패였다. 마테오는 호기심 많은 (눈) 으로 그 글자들을 손끝으로 (따라갔다) .
다음 달 강당 (공연) 에서 부를 곡은 선배의 자작곡 「골목 불꽃놀이」였다. (느린) 록 (장르) 였다.
가사도 선배가 직접 썼다. 민규는 선배 가사가 (철학자) 말 같다고 (놀리곤 했다) . 강당 리허설 날짜도 벌써 (잡혀 있었다) .
(벽) 에는 선배가 직접 밑그림을 그린 (홍보) (포스터) 가 붙어 있었다. 골목 위로 불꽃이 터지는 (삽화) 였다. 마테오는 포스터 앞에서 공연 의상부터 물었다.
선배가 (가사지를) 나눠 주었다. 마테오는 가사를 천천히 (살펴보다가) 둘째 줄에서 멈췄다. "눈에 밟히다. 이건, 무슨 (뜻) 이에요?"
(관용구였다) . 번역기에 넣었더니 눈 위를 걷는다는 (엉뚱한) (문장) 이 나왔다. (코미디) 같은 문장에 민규가 웃었고, 마테오는 어깨가 (축 늘어진) 채 웃었다.
첫 합주가 시작됐다. 메트로놈이 (째깍) 소리를 냈고, 나는 거기에 맞춰 드럼을 쳤다. 건반은 민규였다. (원래) (피아니스트) 를 꿈꾸던 애라 손이 정확했다.
마테오는 (음정) 이 (좋았다) . (운이 나쁜) 건 첫 곡이 받침 많은 노래라는 점이었다. 받침이 몰린 (줄) 에서는 소리가 뭉개졌고, 뜻을 (모르는) 줄은 그냥 흘러갔다.
세진 선배가 비평가처럼 팔짱을 꼈다. " (음량) 은 딱 좋은데, 가사가 잘 안 들리네." (부끄러움) 에 마테오의 귀가 빨개졌다.
선배는 오늘 (녹음) 을 (연기하자고 했다) . (처음) 맞춰 본 걸 고려하면 나쁘지 않다고 했다. 다만 가사 뜻부터 (공부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
동아리방이 짐 (챙기는) 소리로 한바탕 (소란스러워졌다) . 그 사이에도 마테오는 가사지를 손바닥에 (올려놓은) 채 일어서지 않았다.
"도현 씨, (시간) 있어요?" 나는 (말) 을 잘하는 편이 아니다. 그래도 가사라면 (하루 종일) 들여다볼 수 있다. 나는 (고장 난) 오락기 위에 가방을 내려놓았다.
우리는 가사를 한 줄씩 (나눴다) . 마테오가 자기 (나라) 글자로 소리를 적으면, 나는 그 (아래) 에 뜻을 간결하게 적었다. 눈에 밟히다 아래에는 ' (자꾸) 생각나다'라고 썼다.
"자꾸. (생각나다) ." 마테오가 따라 읽더니 자기 이마를 톡톡 쳤다. "그 사람이, (계속) 여기?" 그 (해석) 이 맞았다.
흥미롭게도 마테오는 (뜻) 을 (알고) 나면 발음이 (또렷해졌다) . 발음만 (고치면) 된다는 내 (판단) 이 틀렸던 것이다.
그는 받침을 (포함해서) (줄마다) 소리를 적었다. 연필을 (쥔) 손이 끝까지 성실하게 (움직였다) .
받침이 두 개인 (경우) 에는 (보통) 앞 소리만 (읽는) 다고 알려 줬다. 마테오가 내 (입) (모양) 을 똑같이 따라 했다. (같은) 줄을 스무 번 (부르는) 건 지루한 일인데, 그는 계속 웃었다.
"이 말은, (어디) 에서 (유래했어요) ?" 마테오는 (단어) 의 기원을 (궁금해했다) . 스페인어에는 라틴어에서 (온) 말이 많다고 했다.
나는 사전을 (뒤지다) (포기했다) . "저도 몰라요. 그냥 다들 (써요) ." 마테오가 (깜짝 놀란) (얼굴) 을 했다. "한국 사람도, 몰라요?" 우리는 동시에 (웃음) 이 터졌다.
(셋째) 줄에는 '불꽃'이 (나왔다) . 나는 두 손을 오므렸다가 확 (폈다) . 마테오가 바로 (반응했다) . "아, 폭죽. 발렌시아 (축제) , (매일) 폭죽."
그는 휴대폰으로 (고향) 축제 영상을 (보여 줬다) . 거리마다 집채만 한 (인형) (조각) 이 서 있었다. 축제 마지막 밤에는 그 조각들을 태운다고 했다.
"다 타요. (그래도) , 내년에 (또) 돌아와요. (그래서) 이 노래, 슬프지 않아요." 쓸쓸하게만 읽히던 가사와는 다른 (관점) 이었다. 나는 그 말을 합주 (일지) 에 적었다.
일지는 동아리가 생긴 뒤로 계속 써 온 (공책) 이다. 오늘이 (아흔 번째) 장이었다. 마테오는 손짓을 (활용해서) 다음 줄의 뜻도 (맞혔다) .
넷째 줄의 ' (참다) '는 이를 (꽉) (무는) 시늉 하나로 끝났다. " (참아요) . 축제, (기다려요) ." 이건 나보다 그가 더 잘 아는 (표현) 이었다.
(아홉) 시쯤 마테오가 가사 (전체) 를 요약해 보겠다고 했다. "그리운 (사람) . (작은) 골목. 불꽃은 (끝나요) . (하지만) 또 와요." 짧았지만 노래의 (뼈대) 가 다 (들어 있었다) .
"왜 (밴드) 에 들어왔어요?" 내가 (물었다) . 마테오는 잠깐 (생각하더니) 가슴에 손을 얹었다. " (처음엔) , (외로움) , 조금. 노래하면, 친구 (생겨요) ."
우리는 (단지) (한 번) 만 맞춰 보기로 했다. 나는 메트로놈을 끄고 (브러시) 로 (아주) 작게 (드럼) 을 (쳤다) . 마테오는 준비된 얼굴로 (숨) 을 고르고, 마이크도 없이 첫 줄을 (불렀다) .
이번에는 (소리가) 달랐다. 눈에 밟히다에서 그의 (목소리) 가 (조금) 낮아졌다. (감정적인) 노래도 아닌데 가슴 한쪽이 (조용해졌다) . 나는 본능적으로 브러시를 더 작게 움직였다.
노래가 끝나자 마테오는 가사지를 (반) 으로 (접어) 두 손으로 감쌌다. "이거, 제 (보물) . 도현 씨 이름도, 여기 써 주세요."
나는 가사지 (맨 아래) 에 내 이름을 적었다. 마테오는 그 (옆) 에 자기 이름을 한글로 따라 썼다. 받침 (없는) 이름이라 (다행) 이라며 그가 웃었다.
동아리방 (불) 을 (끄고) 나오는 길, 마테오가 (황동) 명패 앞에 (잠깐) (선다) . 빈칸 하나를 (손가락) 으로 톡 (건드리고) 는 아무 말 없이 웃는다. (복도) 끝까지 우리 (발소리) 가 같은 (박자) 로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