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토익 Part 3 보건소 안내
토요일 아침 아홉 시, 솔빛 (작은) 도서관의 셔터를 (올렸다) . 나는 심리학과 3학년이고, (주말마다) 여기서 일하는 근로장학생이다. 문 사서님은 토요일 일을 (자주) 내게 통째로 맡긴다.
오늘 (맡은) 일은 두 가지였다. (구급함) 을 (점검하고) , 게시판에 보건소 안내문을 (붙이는) 일이다. 창으로 들어온 (햇살) 이 (텅 빈) 열람실 책상을 비추고 있었다.
구급함은 대출 데스크 아래 서랍에 있다. 반창고 (상자) 를 꺼내자 모서리에 (곰팡이) 가 조금 피어 있었다. 나는 상자를 (버리고) 점검표에 '교체'라고 적었다.
(캡슐) 로 된 소화제는 유통기한이 비교적 넉넉했다. 소독약도 (충분한) (양) 이 (남아 있었다) . 점검표 맨 아래에는 사서님 (글씨) 로 한 줄이 적혀 있다.
' (원칙적으로) 직원은 (약) 을 건네지 않는다. (필요한) 분은 길 건너 약국의 (약사) 에게 안내한다.' (상처) 에 붙이는 밴드만 (예외) 다.
아홉 시 반, 문이 열리고 린 씨가 들어왔다. 하노이에서 온 이웃이고, 도서관 (건너편) (미용실) 옆에서 작은 수선집을 한다. 토요일마다 대출 데스크 바로 옆 창가 (자리) 에서 한국어 동화책을 읽는다.
"하은 씨, (안녕하세요) ." 린 씨는 한 단어씩 천천히 (말한다) . 오늘은 (회색) 카디건에 하얀 (운동화) 를 신은 편한 (복장) 이었다.
(자리에 앉기 전에) 그녀는 무릎을 꿇고 풀린 (신발끈) 부터 다시 묶었다. 매듭이 작고 (단단했다) . 가방 안은 색색의 실 뭉치로 가득했다.
나는 게시판에 보건소 안내문을 붙였다. 압정을 (누르고) (돌아서자) 린 씨가 (바로 뒤) 에 서 있었다. 그녀가 (맨 위) 의 (굵은) 글씨를 손가락으로 짚었다. "건강, 검진?"
"네, 이 동네 (주민) 은 (무료예요) ." 린 씨의 얼굴이 밝아졌다. 한국에 온 지 삼 년인데 (건강검진) 은 아직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올해의 (결심) 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안내문) 을 다시 읽던 그녀가 한 걸음 물러섰다. (글자) 가 너무 (빽빽하다) 는 듯 두 손으로 네모를 그려 보였다. 사실은 나도 처음에는 두 번 읽었다.
안내문은 두 단락이었다. 첫 단락은 신청 방법이었다. (기침) 같은 (증상) 이나 등 통증이 있으면 신청서에 미리 적는다. (진단) 결과는 이 주 뒤 문자로 알려 준다.
보건소 (기준) 으로 서른 살 이상 주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검진은 토요일 (오전) (혹은) 일요일 오후에 받는다. 요즘은 감기 발생이 많은 (계절) 이라 마스크를 쓰고 오라는 말도 있었다.
(둘째) 단락은 질병은 무엇보다 (예방) 이 (중요하다) 는 말로 시작했다. 같은 날 피부 검사도 받을 수 있다. 검사 뒤 (치료) 가 필요하면 가까운 의원과 연결해 회복을 (돕는다) .
(원하면) 심리상담 시간도 잡아 준다. 장애가 있는 분은 보호자와 (함께) 와도 된다. 신청서는 도서관 데스크에서 (받는다) .
린 씨는 휴대전화 (번역기) 를 (켜서) 안내문을 비췄다. (화면) 에는 완전히 엉뚱한 (문장) 이 떴다. '등 통증'이 '뒤쪽의 고통'이 되어 있었다. 그녀가 화면을 내밀며 웃었다. " (이상해요) ."
"번역기 대신에 제가 (읽어 드릴게요) ." 사서님께 전화로 여쭈니 기꺼이 (허락) 해 주었다. 나는 신청서를 한 장 꺼내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신청서 칸은 (정확히) 여섯 개였다.
(이름) 과 (주소) 는 린 씨가 직접 (썼다) . 한 획 한 획 꼭꼭 눌러 쓴 (뚜렷한) 글씨였다. 주민임을 증명하는 칸에는 외국인등록증 번호를 옮겨 적었다.
(다섯째) 칸이 (문제) 였다. '평소 증상'. 나는 데스크의 (거대한) (국어사전) 을 펼쳐 그 단어를 짚었다. 그리고 손으로 (목) 을 짚고 기침하는 시늉을 했다.
"아, 아픈 곳." 린 씨는 (고개) 를 (끄덕이더니) 손을 저었다. 아픈 곳은 없다고 했다. (그냥) (미리) 알고 싶다고. 나는 그 칸에 '없음'이라고 또박또박 적었다.
마지막 칸에서는 (피부) 검사와 (심리상담)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다. "심리, 상담?" 나는 가슴에 손을 얹고 " (마음) (이야기) "라고 말했다. 일이나 공부의 스트레스를 들어 주는 (시간) 이라고 덧붙였다.
" (심리학) , 하은 씨 공부?" 그녀가 내 전공 (책) 을 가리켰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잠깐) 생각하다가 두 칸에 (모두) 동그라미를 쳤다. (정신적인) 건강도 궁금하다고 했다.
신청서는 (오늘) 오후 다섯 시까지 (데스크) 에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회차로 넘어간다. 보건소는 이 신청서를 (기반으로) 검사 순서를 정한다고 했다.
린 씨는 일요일 오후를 골랐다. (게다가) 일요일은 수선집이 쉬는 날이다. 그녀는 (휴대전화) (달력) 에 동그라미를 그리며 그날을 (기대하는) 얼굴이었다.
신청서를 다 쓰자 린 씨는 (의자) 에 편히 기대어 앉았다. (만족한) 얼굴이었다. 그러고는 (가방) 에서 반납할 책을 (꺼냈다) . 두꺼운 '세계 의복의 역사'였다.
그녀가 (접어 둔) 쪽을 (펼쳤다) . 상아색 (예복) 을 입은 (신부) 사진이었다. (장식) 이 (거의) 없는 (소박한) 옷이었다. 하노이에서도 이 색이 결혼식을 대표하는 색이라고 했다.
"손님 (옷) , 이거와 (비슷한) 거." 린 씨는 손님의 예복 옷깃을 (고치는) 중이라고 했다. 사진 속 옷깃에는 (반짝이는) 단추가 하나 달려 있었다.
그 단추는 손님 집안에서 대대로 (물려받은) (귀중한) (물건) 이라고 했다. 린 씨가 손끝으로 사진을 쓰다듬었다. " (실제로) , 보면, 더 예뻐요."
그때 그녀가 내 조끼를 (가리켰다) . 근로장학생 조끼의 옷깃 끝이 실밥째 풀려 있었다. 아침에 구급함 (서랍) (모서리) 에 걸린 모양이었다.
" (잠깐) , (괜찮아요) ?" 그녀는 가방에서 (바늘) 과 남색 실을 꺼냈다. 실 한 (덩어리) 가 책상 위로 (굴러 나왔다) . 나는 조끼를 벗어 건넸고, 바늘은 세 번 오갔다. 일 분도 걸리지 않았다.
" (고마워요) , 린 씨." 그녀는 (손) 을 저었다. "아니, 내가 고마워요. 신청서, (혼자) , 못 해요." 다시 입은 조끼에서 햇볕에 (데워진) (천) 의 따뜻함이 (어깨) 로 (번졌다) .
열람실에 아이들 (무리) 가 우르르 (들어왔다) . 나는 서가 (끝) 에 넘어진 그림책 (더미) 를 (다시) 세웠다. 열람실 (여기저기) 에서 책장 넘기는 (소리) 가 났다.
오후 네 시, 동화책을 덮은 린 씨가 가방에 넣어 두었던 신청서를 내 손에 건넨다. 맨 위 (칸) 에 그녀의 이름이 반듯하게 적혀 있다. 나는 그것을 (보건소) 봉투에 (넣고) , 남색 실이 (지나간) 옷깃을 한 번 (만져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