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9급 영어 안내문
7월 14일 화요일, 재산세 고지서가 나간 다음 주였다. 구청 세무과 창구는 (특히) 붐볐다. (문의) 전화는 9시 업무 (시작) 과 함께 울리기 (시작했다) .
나는 서도윤, 스물일곱 살, 세무과 9급이다. 들어온 지 8개월이 됐다. 아침마다 반송된 고지서를 (소포) 상자에서 꺼내 (목록) 으로 기록한다. 이사 간 사람, 사업장이 (폐쇄된) 회사를 파악해 따로 (보관한다) . 반송 한 통마다 (우편요금) 이 다시 든다.
옆자리 노현석 주무관은 재산세 (담당) 7년 차다. 고지서 철은 세무과가 1년 중 (스트레스가 많은) 때다. 그는 전화를 받으면서 다른 (손) 으로 전산 (화면) 을 넘겼다. 내 책상 위에는 그가 맡긴 계산기와 지우개가 놓여 있었다.
오전 중에 (번호표) (용지) 가 다 떨어졌다. 나는 (새) 롤을 기계에 단단히 (끼웠다) . 10시 5분, 화면에 37번이 (떴다) . 고지서 문의만 오전에 열세 번째였다.
(회색) (정장) 을 입은 남자분이 창구 앞에 앉았다. 작년에 구청이 세무 전산을 (현대화하면서) , (외국인) 납세자에게는 영문 고지서가 나간다. 그가 그 고지서를 두 손으로 (내밀고) 천천히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루카예요. 이탈리아 (사람이에요) . 이 창고… (이제) 제 거 아니에요. 5월에 팔았어요.”
루카 씨는 (가죽) (가방) 을 수입하는 유통업자였다. 가방은 피렌체의 작은 공방에서 (제조한다) .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면서) 배송은 물류 회사에 맡겼다. (매출) 은 그대로인데 창고에 쌓아 둘 (재고) 는 크게 감소했다고 했다. 그래서 (넓은) 창고 대신 작은 물류센터를 (선택했다) .
창고는 오래 (동업해) 온 새봄물산에 (넘겼다) . 새봄물산은 15년 동안 그에게 포장 상자를 (공급해) 온 회사였다.
노 주무관이 전화를 (끊고) 고지서를 받았다. 등기 기록을 (조회하고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
“ (소유권) 이전 등기가 6월 3일이네요. 재산세는 6월 1일에 누가 주인이냐로 (매겨요) . 그날은 아직 사장님 창고예요. 고지서는 (맞습니다) .”
“그런데요, (돈) 은 5월에 받았어요. 계약서에…….”
노 주무관이 (정중하게) 말을 (끊었다) . “죄송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기준) 은 등기입니다.”
나는 고지서 뒷면 아래 (부분) 의 영문 안내문을 가리켰다. “주무관님, 뒷면에 소유자 기준이 따로…….”
목소리가 조금 (날카로워졌다) . “도윤 씨는 계산기나 (두드려요) . 등기 보면 끝나는 (일) 이에요.”
노 주무관은 (다시) 울리는 (전화) 를 받으며 자기 화면으로 (돌아갔다) . 루카 씨는 약간 (굳은) 얼굴이었지만 인내심 있게 (기다렸다) . 나는 고지서를 내 쪽으로 돌려 뒷면을 처음부터 읽었다. 안내문은 (전체적으로) 쉬운 영어였다.
첫 (단락) 은 일반 안내였다. 재산세는 (매년) 6월 1일 현재의 소유자에게 매기고, 건물분은 7월에, (토지분) 은 9월에 (낸다) . 납부 기한은 7월 31일이고, 자동이체를 신청했다면 그날 계좌에서 (인출된다) .
(눈에 띄는) 건 둘째 단락이었다. (세금) 을 공평하게 매기기 위해, 여기서 소유자는 등기상 이름이 아니라 (사실상의) 소유자를 말한다. (국적) 과 상관없이 같은 기준이다. 건물을 사고팔았다면 잔금을 치른 날과 등기한 날 가운데 먼저 오는 날에 소유가 (넘어간) 것으로 본다. (영수증) 만으로 불충분하면 (예금) 입금 (기록) 을 함께 내고 고지서 정정을 (요청할) 수 있다.
“루카 씨, 잔금 받으신 날짜 기록이 있으세요?”
그는 (서류 가방) 을 (열었다) . 정돈된 (파일) 사이에서 통장과 영수증을 (꺼냈다) . 통장에는 5월 29일, 새봄물산 이름으로 잔금이 들어와 있었다. (마지막으로) 영수증의 (서명) 칸을 봤다. 두 회사 대표의 서명이 나란히 있었다.
나는 외국인등록증으로 (신분) 을 확인하고, (전산) 에서 새봄물산의 취득세 (신고) 를 알아봤다. 6월 2일에 신고가 들어와 있었다. (취득일) 칸에도 5월 29일이 (적혀) 있었다.
잔금은 5월 29일, 등기는 6월 3일이었다. (먼저) 오는 날은 5월 29일이다. 6월 1일 현재 (창고) 의 (주인) 은 새봄물산이었다.
노 주무관이 전화를 내려놓았다. 나는 (일부러) (목소리) 를 높이지 않았다. 통장 사본과 취득세 신고 화면을 그의 앞에 (나란히) 놓았다.
“ (주무관님) , 잔금이 5월 29일이에요. 새봄물산 취득세 신고에도 취득일이 (같은) (날) 로 돼 있어요.”
그는 (안내문) 둘째 단락을 한 줄씩 (짚어) (읽었다) . 그리고 자기 화면에서 취득세 신고를 직접 열어 날짜를 비교했다.
노 주무관이 (의자) 에서 (일어났다) . 창구 앞 대기석의 몇 사람이 고개를 들었다.
“아까 (계산기) 나 두드리라고 한 말은 (취소할게요) . 이 건은 등기 날짜보다 잔금 날짜가 더 (중요한) 경우였어요. 제 (실수) (인정합니다) . 루카 사장님, 고지서를 저희가 잘못 보냈습니다. 죄송합니다.”
루카 씨가 (깜짝 놀란) (얼굴) 로 손을 저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 저도 스스로 확인했어야 했어요.”
노 주무관은 나를 (돌아봤다) . “ (정정) 은 도윤 씨가 처리해요. (매매) 건은 (앞으로) 뒷면 (안내문) 까지 (같이) 봅시다.”
나는 루카 씨 이름으로 나간 (건물분) 고지서 184만 3,200원을 취소했다. 같은 (금액) 으로 새봄물산 앞 고지서를 다시 만들고, 자동이체 (인출) 도 막았다. (아직) 빠져나가기 (전) 이라 환급 (절차) 도 (필요) 없었다.
루카 씨가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숨을 내쉬었다) . “ (고마워요) . 새봄 대표는 제 (친구) 예요. 오늘 저녁에 같이 밥 먹어요.”
그는 (가을) 에 (출시할) 제품의 (카탈로그) 와 가죽 열쇠고리 하나를 꺼냈다. (마케팅) 용 사은품이라고 했다. 요즘은 (작은) 가방이 유행이고, 한국 손님은 (가벼운) 가방을 (선호) 한다며 열정적으로 사진을 넘겼다.
“ (마음) 만 받을게요. 저희는 (선물) 을 받으면 안 돼요.”
루카 씨는 웃으며 열쇠고리를 (넣었다) . “ (그럼) 이건 자선단체 바자회에 (낼게요) .” 카탈로그만 (창구) 에 (두고) 일어섰다.
“사업 (번창하세요) .” 나는 문 쪽으로 걸어가는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
나는 통장 사본을 정정 서류와 함께 철하고, 계산기 액정을 (휴지) 로 닦았다. 호출 버튼을 (누르자) 화면에 38번이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