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9급 영어 안내문
화요일 (오전) 8시 50분, 보건소 1층 (대기석) 이 벌써 사람으로 넘쳤다. (가을) 예방접종 (기간) 의 첫 주였다. 창밖 공원에서는 조깅하는 사람들이 지나갔다. 뒷산 입구로 가는 (등산객) 도 보였다.
나는 임다은, 스물여섯 살이다. 보건소 (행정실) 9급으로 들어온 지 다섯 달째다. 번호표 기계가 (신호음) 을 낼 때마다 다음 번호를 (부르는) 게 내 (일) 이다. 2층 건강교실에서 에어로빅 (음악) 이 내려오면 10시가 된 것이다.
행정실 여창민 주무관은 접종 (일정) 과 예약 명단을 (맡고 있다) . 하루 접종 인원을 머릿속으로 (계산하는) 속도가 나보다 두 배는 (빠르다) .
“주무관님, (어제) 도에서 (외국인) 접종 안내문이 새로 (왔던데요) .”
“그건 내가 알아서 (해요) . 다은 씨는 접수나 (받아요) .”
그는 (모니터) 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나는 번호표 기계 앞으로 (돌아갔다) .
10시 15분, 23번이 불렸다. (햇볕) 에 그을린 60대 남성과 (젊은) 외국인 남자 둘이 창구 앞에 섰다. 모자챙에 (완전히) (마른) 흙덩어리가 조금 (붙어 있었다) .
“ (양배추) 농사짓는 황입니다. 우리 농장 (친구들) 주사 맞히러 왔어요.”
황 사장님은 (마을) (채소) 생산자 모임의 총무라고 했다. (옆에) 선 남자가 고개를 (숙였다) .
“안녕하세요. 저는 분미예요. 라오스에서 왔어요. (봄) 에는 (양상추) , 여름에는 수박하고 (가지) 했어요. 지금은 양배추 해요.”
분미 씨는 (단어) 를 하나씩 고르듯 (말했다) . 옆의 깨오 씨는 성격이 (조용한) 편이라며 웃기만 했다.
여 주무관이 명단을 (확인했다) . “예약이 없으시네요. 외국인 (계절) (근로자) 접종은 사전 예약만 돼요. (다음) 주에 예약하고 다시 오세요.”
“다음 주면 (수확) 이라 밭을 비우기가 (어려운데요) .”
황 사장님도 예약이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는) 눈치였다. 그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 분미 씨가 두 손을 모았다. “ (괜찮아요) . 다음에 와요.”
나는 어제 받은 안내문을 기억해 냈다. 접수만 하라는 말이 (귀) 에 (남아 있었다) . (그래도) 세 사람을 돌려보내기 전에 한 번은 읽어야 했다.
안내문은 두 쪽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첫) 쪽은 산문이었다. 이 접종은 농작업 중에 (생길) 수 있는 질병을 (막기) 위한 것이다. 접종 전에는 이름의 철자가 여권과 (같은) 지 확인한다.
접종은 팔 위쪽 근육에 한다. 안전성이 (입증된) 백신만 쓰며, 최근에 (수술) 을 받은 사람은 먼저 의사와 (상담한다) . 접종 부위에 가벼운 (통증) 이 있을 수 있으나 대 (부분) 하루 이틀이면 회복된다.
접종 뒤 30분은 보건소 안에서 (휴식한다) . 당일에는 (야외) 의 힘든 작업을 쉬는 것이 좋다. 다른 (증상) 이 오래 (지속되면) 보건소 (진료실) 이나 가까운 약국에 묻는다.
둘째 (쪽) 은 흐름도였다. (맨 위) 상자는 ‘예약했습니까’였다. ‘예’ 쪽 화살표는 곧장 접종실로 (갔다) . 나는 ‘ (아니요) ’ 쪽도 끝까지 따라갔다.
작년 흐름도에서는 그 화살표가 ‘예약 후 재방문’ (상자) 에서 (끝났다) . 올해는 (중간) 에 길이 하나 더 있었다. 그 상자에는 (자세한) 조건이 적혀 있었다.
“농번기 계절근로자는 (고용주) 확인서를 (내면) 당일 접수할 수 있다. 확인서 (양식) 은 이 안내문 뒤에 첨부된 것을 쓴다.”
혹시 몰라 안내문을 넘겼다. (마지막) (장) 에 한 쪽짜리 양식이 붙어 있었다. 고용주 (이름) 과 농장 주소, 근로자 (각각의) 이름을 적는 (칸) 이었다.
“사장님, 혹시 오늘 이 확인서를 (써) 주실 수 있으세요? (그러면) 오늘 접종이 돼요.”
“지금요? 그럼 (당연하죠) .”
나는 칸마다 무엇을 적는지 상세히 (설명했다) . 황 사장님이 (볼펜) 을 꺼내 칸을 (채웠다) . 분미 씨는 (여권) 을 펴서 이름 철자를 한 글자씩 짚었다.
확인서를 (받아 들고) 여 주무관 (책상) 으로 갔다. 다른 민원인을 방해하지 않게 목소리를 (낮췄다) .
“주무관님, (새) 안내문 (둘째) 쪽이요. ‘아니요’ 화살표가 올해 변경됐어요.”
여 주무관이 (흐름도) 를 (손가락) 으로 따라갔다. 작년 (파일) 을 (열어) 같은 부분을 비교하더니, 확인서 양식까지 넘겨 봤다. 그의 손가락이 ‘당일 접수’ 상자에서 (멈췄다) . (분명히) 그렇게 적혀 있었다.
대기석 앞줄의 (주민) 몇 명이 이쪽을 봤다. 여 주무관이 (일어나) (창구) 앞으로 나왔다.
“다은 씨, 아까 접수나 받으라고 한 말은 취소할게요. 작년 흐름도만 (믿고) 새 (안내문) 을 끝까지 안 봤어요. 사장님, (다시) 오시라고 한 건 제 (실수입니다) . (죄송합니다) .”
황 사장님이 손을 저었다. “아이고, 오늘 되면 됐죠. 이 친구들 양배추 (따는) (기술) 이 동네에서 제일이라, 하루 (빠지면) 아쉬워서요.”
여 주무관이 명단 (화면) 을 열었다. “11시 접종실에 두 분 넣을게요. 다은 씨가 (접수해요) . 외국인 안내문은 (앞으로) 다은 씨가 먼저 (읽어) 주고요.”
깨오 씨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주사, 조금 무서운데요.” 황 사장님이 (웃었다) . “ (주말엔) 마을 축구팀 (골키퍼) 인데, 주사는 무섭대요.” 대기석에서도 (작은) 웃음이 났다.
11시 40분, 세 사람은 휴식 공간에 (앉아 있었다) . 동네 (빵집) 에서 보낸 (간식) 과 음료가 테이블에 놓여 있었다. 깨오 씨는 (채식주의자) 라서 (유제품) 이 든 빵을 골라냈다.
벽에는 (영양) (교실)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양배추에 든 (비타민) 과 (영양소) 를 크게 그린 그림이었다. 황 사장님이 포스터를 (가리키며) “보세요, 우리 양배추”라고 했다.
분미 씨의 특기는 (수박) 을 두드려서 (익은) 걸 고르는 거라고 했다. 소리만 들으면 (즙이 많은지) 안다고 했다.
“다음엔 수박 (하나) 가져와요.”
“ (마음) 만 받을게요. (공무원) 은 그런 거 못 받아요.”
분미 씨가 (웃었다) . 나는 확인서 원본을 서류철에 (끼웠다) . (기계) 가 신호음을 냈다. 화면에는 41번이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