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토익 Part 7 (단체) 예약 명단
“단체 건은 손대지 마. (신입) 이 뭘 알아.”
강 대리님은 모니터에서 (눈) 도 떼지 않고 (말했다) . 나는 내밀던 출력물을 도로 품에 안았다.
나는 스물여섯, 해운대에 있는 호텔 프런트 1년차다. 강 대리님은 이 호텔에서 7년을 (일했다) . 프런트 (규칙) 은 전부 그 (사람) (머릿속) 에 있고, 나는 그 규칙을 아직 반쯤 (외웠다) . 대학 때 (배낭여행) 으로 시드니에 다녀온 덕분에 호주 (억양) 이 귀에 익은 게, 내가 가진 거의 유일한 (무기) 였다.
그날 (아침) 에도 거울 앞에서 (복장) 규정대로 (옷깃) 을 세우고 이름표를 고정했다.
오늘은 (호주) 의 단체 여행객 마흔두 명이 (들어오는) 날이다. 부산항에 정기선이 들어오는 날이라 로비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 내 몫은 환영 음료 쟁반과 이름표 핀이 (전부) 였다.
어제 강 대리님은 예약 화면을 (정리하다) 가, 같은 (여행사) 이름으로 들어온 예약 (하나) 를 (삭제했다) . “중복이야. 이름 (비슷하잖아) . 그런 걸 하나하나 (붙잡는) 건 신입의 순진함이야.” 하나는 ‘선샤인 투어스’, 다른 하나는 ‘선샤인 투어’였다.
이름의 (유사성) 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나는 (생각했다) . 하지만 말하지 않았다. 신입이니까. (게다가) 강 대리님 판단은 (항상) 맞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점심때 인솔자가 (보낸) (메일) 이 들어왔다. 객실 배정 명단이었다. 강 대리님은 “저녁에 보면 돼” 하고 넘겼고, 나는 (휴게실) 에서 (보리차) 를 마시며 그 명단을 처음부터 읽었다.
명단 위에는 (짧은) (안내) 가 두 단락 붙어 있었다. 첫 단락은 (여정) 이야기였다. 배가 예정보다 (일찍) 들어와 (세관) 을 정오에 통과했고, 일행은 시장에서 (기념품) 을 산 뒤 세 시쯤 도착한다고 했다.
둘째 (단락) 은 객실 이야기였다. 마흔두 명 중 열여덟 명은 본사에서 (따로) 예약했으니 두 예약을 하나로 (묶어) 달라는 (부탁) 이었다.
맨 아래에는 음식 이야기가 한 줄 있었다. 알코올을 안 (마시는) 사람이 많으니, (환영) 음료는 (칵테일) 대신 망고 (주스) 로 해 달라고 했다. 저녁 출장 요리에서는 (양고기) 와 (유제품) 을 빼 달라는 말도 덧붙어 있었다.
따로 예약한 열여덟 명. (어제) 지운 그 예약이었다.
휴게실 시계 (바늘) 은 한 시 사십 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내 (판단) 이 맞는지, (잠깐은) 나 자신이 (의심스러웠다) . 세 시까지 남은 (시간) 은 한 시간 이십 분이었다.
나는 예약 화면에서 (나머지) 객실부터 (확인했다) . 그날 밤은 (거의) 만실이었다. 일반 객실은 여섯 개뿐이고, 아홉 개가 (필요했다) .
객실 관리팀에 (전화해서) (청소) 속도를 높이기로 하고, (그동안) 남은 세 객실은 박 지배인님께 (올렸다) . 지배인님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온천이 딸린 스파 층을 (열어) (주었다) . “단체 손님을 로비에 세워 두는 것보다는 그게 적절하겠네요.” 차액은 (받지) 않기로 했다.
다음은 (주방) 이었다. 출장 요리 담당자와 연결해 (메뉴) 에서 양고기와 유제품을 빼고, 일층 (빵집) 에서 (복숭아) 푸딩을 들여오기로 했다. 칵테일 (쟁반) 은 망고 주스로 바꿨다.
(마지막으로) 열쇠를 아홉 개 더 (뽑아) 봉투에 (나눴다) . 내 키로는 손이 닿지 않는 (맨 위) 칸의 열쇠는 (동기) 수아가 빼내 주었다. 수아는 카운터와 열쇠함 사이를 (몇 번이나) 왔다갔다 했다.
세 시 오 분, 단체 (버스) 가 (정문) 에 섰다. 강 대리님은 (사무실) 에서 (헐떡이며) 뛰어나왔다. 여섯 시인 줄 알았던 것이다.
로비가 순식간에 여행객으로 (찼다) . (회색) (스웨터) 에 부츠를 신은 사람, (나일론) (배낭) 의 지퍼를 여는 사람, (손수건) 으로 (땀) 을 닦는 사람. 다들 배에서 막 내린 얼굴이었다. 로비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났다. (세련된) 정장 차림의 노신사도 있었고,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일행에서 (이탈해) 편의점으로 뛰어간 대학생도 둘 있었다.
벨 데스크 직원 둘로는 모자라서, 수아까지 (짐꾼) 처럼 캐리어를 날랐다. 누군가의 (가방) 에서 이름표 (핀) 하나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가 났다.
(금발) 의 인솔자 멜리사 씨가 (명단) 을 들고 (카운터) 로 왔다. 목에 두른 (비단) 스카프가 미끄러운지 자꾸 (어깨) 에서 흘러내렸다. “본사에서 따로 (예약한) 열여덟 명, 같이 들어가 있죠?”
강 대리님이 화면을 바라보며 굳었다. 그 예약은 화면에 (없었다) .
나는 (봉투) 아홉 개를 카운터 가장자리에 나란히 (올렸다) . “아홉 (객실) (준비돼 있습니다) . 세 객실은 스파 층이고, (차액) 은 없습니다.”
멜리사 씨가 (입꼬리를 올리며) 봉투를 받았다. “스파 층은 (특별히) 부탁드린 것도 아닌데요. (망고) 주스까지 바꿔 줬네요. 진심으로 감사해요.”
(여권) 을 하나씩 받아 (확인하는) 데만 삼십 분이 (걸렸고) , 체크인은 사십 분 만에 끝났다. (불만) 을 말한 손님은 없었다. (까다로운) 편이라던 노부부도 스파 층 열쇠를 받고 웃었다. (조용한) 층이 두 분에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로비가 (한산해지자) , 강 대리님이 프런트 (뒤로) 왔다. 지배인님과 수아가 (옆) 에 있었다.
“어제 지운 예약, 그게 (본사) 거였어?”
나는 명단과 예약 화면을 나란히 (띄웠다) . 이름 (끝) (글자) 하나, 예약 번호 앞자리 둘. 대리님은 그 두 군데를 손가락으로 차례로 짚었다.
한참 뒤에 대리님이 (허리) 를 폈다.
“ (화면) (바뀐) 뒤로 나도 예약 정리에 (어려움) 을 겪고 있었어. 그걸 인정 못 했네.”
대리님은 수아와 (지배인) 님 쪽을 한 번 (돌아보고) 말을 이었다.
“아까 한 말은 (취소할게) . 이 단체, 체크아웃까지 하은 씨가 (맡아) . 나는 옆에서 (도울게) .”
지배인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 수아가 몰래 (엄지) 를 들었다.
창밖 (항구) 에서 정기선의 불빛이 은은한 빛으로 번지고 있었다. 나는 단체 명단을 내 (서랍) 에 넣고, 다음 (손님) 에게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