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토익 Part 7 협약서
협약식을 사흘 앞둔 화요일, 국제교류과 (아침) 회의였다. 오스트리아 멜크시와 맺을 자매 (도시) 협약이었다. 두 도시 시장이 직접 서명하는 자리였다. 멜크를 찾는 우리 (시민) 도 (증가 추세) 인 만큼, 다들 기대가 컸다.
멜크는 지난봄 시민 (여론조사) 에서 교류하고 싶은 도시 일 (순위) 로 뽑힌 곳이다. 배성철 (팀장) 이 협약 문안을 화면에 띄웠다. (영문본) 과 국문본이 (나란히) 떠 있었다.
나는 오지수, 서른 살이고 이 과의 계약직 주무관이다. 영문 (공문) 과 (해외) 방문단 응대가 내 일이다. 회의에서는 보통 (기록) 만 한다.
그날은 (손) 을 들었다. “팀장님, 영문본 (넷째) 조가 국문본이랑 좀 (다른) 것 같은데요.”
팀장은 (고개) 도 들지 않았다. “계약직이 왜 나서요. 번역은 업체가 했고 검토도 (끝났어요) . 지수 씨는 방문단 (숙소) 나 챙겨요.”
누군가 웃음이 터지는 걸 참는 (소리) 가 났다. (비웃음) 까지는 아니었다. 그래도 굴욕적이었다. 팀장은 원래 일이 (늘어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 협약식 사흘 전에 문안을 고치는 일이라면 더 (부정적으로) 본다.
자리로 돌아와 (자세) 를 고쳐 앉고, 문안을 처음부터 (다시 열었다) .
영문본 첫머리는 무난했다. 교류 (범위) 는 (문화) 와 관광, 시민 복지까지였다. 두 시는 서로를 (적극적으로) 알린다고 했다.
축제 때의 (위생) 관리 (경험) 을 나누고, 청소년 (교환) 은 해마다 선택적으로 (운영한다) 는 조항도 있었다. 마지막 조는 두 시가 합의하면 문안을 개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멜크의 수도원과 우리 시의 옛 요새를 서로의 관광 소책자에 싣는다는 내용도 있었다. 멜크 수도원은 (국제적으로) (이름난) 유산이다. 서로의 시민에게 (박물관) 입장료 (할인) (특전) 도 준다.
문제는 넷째 (조) 였다. 겉보기엔 (평범한) 문장이었다. 영어로는 “각 시는 상대 시 방문단의 체류비를 (부담한다) ”였다. (업체) 번역은 “부담할 수 있다”였다.
서명에 뒤따르는 의무가 국문본에는 보이지 않았다. 업체가 (의도적으로) (뺐을) 리는 없다. 영어의 (조동사) 하나를 가볍게 옮긴 것이다. 나는 그 (줄) 에 노란색으로 (표시했다) .
다섯째 조는 더했다. “이 협약은 오스트리아 법에 따라 해석되며, 영문본과 국문본은 (동등하게) (유효하다) .” 국문본에는 앞 절반이 (아예) 빠져 있었다.
두 (문서) 가 (다르게) 말하는데 둘 다 유효하다면, 서명하는 순간 (다툼) 의 (근거) 가 생긴다. 해마다 방문단이 오가니, 넷째 조는 (잠재적으로) 큰 (예산) 이 걸린 문장이었다. 우리 시의 방침도 분명했다. 자매도시 협약은 국가 사이의 조약이 아니라, 서로 (노력) 을 (약속하는) 문서여야 한다.
나는 지난 협약 문안들을 (꺼내 봤다) . 연이은 여섯 건이 전부 같은 문장으로 (시작했다) . “두 시는 (각각의) 법령과 자치를 존중한다.” 그 뒤는 늘 “ (협력) 내용은 (다음과 같다) ”로 이어졌다.
그 문장을 첫머리에 (삽입했다) . 넷째 조는 “체류비는 두 시가 (합리적으로) (나누어 부담하도록) 협의한다”로 고쳤다. 방문단의 (인원) 과 (기간) 은 해마다 조절한다는 문장도 붙였다. 다섯째 조의 준거법 문장은 지웠다.
영문도 같은 (뜻) 으로 맞췄다. 업체 번역의 (부자연스러운) 문장도 몇 군데 손봤다. (지나치게) 긴 문장은 둘로 (나눴다) .
(오후) 세 시, 멜크 시청 홍보담당자에게서 메일이 왔다. 영문 공문은 원래 내 (메일함) 으로 들어온다.
“저희 시 (위원회) 에서 다섯째 조에 이의가 나왔습니다. 자매도시 협약은 조약이 아니므로 준거법 (조항) 을 (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 넷째 조도 노력 조항으로 (바꿔)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는 아침에 (고친) 문안을 그 메일에 붙여 팀장과 과장에게 (보냈다) . (제목) 에는 “멜크시 요청에 응하여 수정한 문안”이라고만 썼다.
보내기를 (누르고) 한동안 (화면) 만 봤다. 계약직이 만든 문안이 과장 메일함까지 (올라간) 건 처음이었다.
답장은 오지 않았다. (대신) 이십 분 뒤 팀장이 (출력한) 문안을 들고 내 (자리) 로 (직접) 왔다. 과 사람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었다. 나는 조금 당황했다.
팀장은 주저하지 않고 (물었다) . “이 (첫) 문장, 어디서 가져왔어요?”
“지난 협약 여섯 건에서요. 다 (같은) 문장으로 (시작해요) .”
팀장은 문안을 한 장씩 (넘겼다) . 넷째 조에서 손이 멈췄다. “업체 (번역) 대로 갔으면 우리가 체류비를 (전부) 대겠다고 (서명할) 뻔했네요.”
그는 과 사람들 쪽으로 (돌아서서) 말했다.
“아까 (회의) 에서 계약직이 (왜) 나서냐고 한 (말) , 취소할게요. 제가 (틀렸어요) . 협약 문 (안) 은 오지수 씨 안으로 갑니다. 멜크시에 보내는 공문도 지수 씨가 맡아 주세요.”
이 교류 사업의 오랜 (지지자인) 과장이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시 방침도 (지키고) 상대 (요청) 에도 (맞췄네요) . 협약식 진행자 대본도 반드시 (같이) 봐 줘요. 호명 순서가 영어로도 나가니까.”
팀장이 (머뭇거리다) 한마디 덧붙였다. “숙소는 제가 챙길게요.”
옆자리 정 주무관이 놀리듯 (박수를 쳤다) . 이번에는 다 같이 (웃음) 이 터졌다. 아무도 업체를 (비난) 하지 않았다.
저녁 무렵 멜크에서 짧은 (답장) 이 (왔다) . “신속한 회신에 (감사드립니다) . 새 문안에 (동의합니다) .” 담당자는 끝에 다정하게 한 줄을 (덧붙였다) . “요새 사진, 꼭 보고 싶습니다.”
(진행자) 대본에는 두 (시장) 이 (단상) 에 (오르는) 순서가 적혀 있었다. 서명 뒤에는 두 도시의 전통 공예 (시연) 이 이어진다. 나는 그 아래에 영어 (호명) 을 한 줄씩 달았다.
소책자 (시안) 에는 (수도원) 사진 옆에 요새의 (녹슨) (철문) 사진이 들어가 있었다. 나는 맨 아래 작은 글씨의 “문안 검토: 국제교류과”를 한 번 읽고, 파일을 (닫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