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토익 Part 7 거래처 (공지문) 과 송금 신청서
월요일 (오전) 열 시 이십 분, 번호표 화면에 백십칠 번이 (떴다) . 지난주 (고장 난) 번호표 기계는 주말에 새것으로 교체됐다.
외환창구 사 년 차, 오세린. 아침에는 (손상된) 달러 (지폐) 를 바꾸러 온 (손님) 이 둘 다녀갔다. (대기석) (텔레비전) 에서는 경제 뉴스가 흘러나왔다. 달러 환율이 하루 새 일 (퍼센트) (올랐다는) 소식이었다.
한결설비 마동철 대표가 (경리 직원) 진아 씨와 (동행해) 은행 문턱을 넘었다. 접은 우산 끝에서 (빗물이) 뚝뚝 떨어졌다. 청원경찰 아저씨가 (걸레) 로 바닥을 훔쳤다.
한결설비는 (주거용) 빌라의 낡은 (배관) 을 바꾸는 (회사) 다. 대표는 이십 년 동안 이 동네 수도를 고친 사람이다.
오래된 빌라 (집주인들은) (배수관) 이 막히면 다들 이 대표를 (부른다) . 작업복 소매에는 (시멘트) 가루가 묻어 있었다. 공구 가방 옆주머니로 (망치) 손잡이가 삐져나와 있었다.
“ (늘) 하던 대로요. 사만 이천 달러.” 대표가 (송금 신청서) 를 밀었다. (받는 쪽) 은 베트남 호찌민의 이음쇠 (공장) 이었다. 우리 지점 외화 송금에서 한결설비가 차지하는 (비율) 은 작지 않다.
나는 앞 손님 서류를 치우고 (송장) (묶음) 을 받았다. 맨 위에 (영어로) 된 한 장짜리 공지문이 끼워져 있었다. 회사 (도장) 이 희미하게 찍혀 있었고, 귀퉁이에는 (테이프) (조각) 이 붙어 있었다.
“거래처 공지문이네요. (송금) 전에 한번 (읽어 봐도) 될까요?”
“ (창구) 직원이 뭘 (알아요) . 작년에도 그 (계좌) 로 다섯 번 보냈어요. 그대로 보내 줘요. 열한 시 반에 현장 가야 돼요.”
대표는 (손목시계) 를 두 번 (두드렸다) . 그에게는 현장 시간이 더 중요했다. 진아 씨가 (미안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
공지문은 (짧은) 인사로 시작했다. 지난달 1일, 싱가포르의 한 (투자자) (그룹) 이 공장을 인수했다. 상호와 직원, 납품 (일정) 은 그대로라고 했다.
(둘째) 단락에서 두드러진 건 굵게 쓴 (날짜) 하나였다. 이달 1일부터 (대금) 은 새 모회사 이름의 계좌로만 (받는다) . 기존 계좌는 지난달 말일로 닫았고, 그 계좌로 들어오는 돈은 (전액) (반송한다고) 했다.
반송되면 양쪽 은행 (수수료) 가 (비용) 으로 빠진다. 돈이 돌아오기까지 평균적으로 보름은 (걸리고) , 그동안 이음쇠는 (현지에서) 출고되지 못한다. 규격이 정해진 부품이라 (대체품) 을 구할 수도 없다. 하필 송금 시기가 인수 (직후) 였다.
공지문은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문장으로 (끝났다) .
나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대표님, (예전) 계좌는 지난달 말에 닫혔다고 (적혀) 있어요.”
대표는 공지문을 (힐끗) 보고 책상에 놓았다. “이런 건 (광고) (메일) 이랑 같이 와요. 그 사람들, 계좌 바꾼다는 말 한 적 없어요.”
일반적으로 (거래처) 는 계좌를 몇 년씩 바꾸지 않는다. 창구 (유리) 옆에는 보이스피싱 예방 안내문이 붙어 있다. (범죄 집단) 이 거래처를 사칭해 계좌 변경 (메일) 을 보내는 수법이 늘고 있다는 (내용) 이다. 의심스러운 계좌로 가는 송금은 은행이 차단할 수 있다고도 적혀 있다.
안내문 (아래) 칸에는 (대처법) 이 적혀 있다. 메일로만 계좌 변경을 알리면 속임수일 수 있으니 거래처에 (따로) (전화) 해 확인하라고 했다. 고객을 (위협해) 돈을 끌어내는 전화도 조심하라고 했다.
“확인 (절차) 가 있어요. 공지문에 적힌 (번호) 말고 작년 계약서에 있는 번호로 제가 걸어 볼게요. 오 분이면 (돼요) .”
대표가 목소리를 (높였다) . “오 분이 어디 있어요.” 진아 씨가 일어서려는 대표의 소매를 (붙잡았다) . 그리고 서류철 (더미) 에서 계약서를 찾아 줬다.
호찌민은 (지금) 아침 여덟 시 이십 분이었다. (신호) 가 세 번 가고 경리 담당 응옥 씨가 (받았다) . 나는 영어로 천천히 은행 이름과 용건을 말했다.
응옥 씨의 대답은 (분명했다) . (인수) 는 사실이고, (기존) 계좌는 이미 닫혔다. 새 계좌는 모회사 계좌와 (분리된) 공장 전용 계좌라고 했다.
“계좌 보유자 이름은 모회사 (정식) 명칭과 한 (글자) 도 (틀리면) 안 돼요. 지난주에만 한국 고객 세 곳의 송금이 되돌아왔어요.”
응옥 씨는 흔쾌히 (새) 계좌 번호를 불러 줬다. 나는 공지문에 적힌 번호와 한 자리씩 (대조했다) . 끝까지 같았다.
(수화기) 를 내려놓고 대표 쪽으로 (몸) 을 돌렸다. “공지문이 맞대요. 예전 계좌로 (보냈으면) 반송이었어요. 반송 (수수료) 는 어느 은행도 (면제) 해 주지 않고요.”
대표는 (말없이) 공지문을 (다시) 집었다. 그때 대표의 (휴대전화) 가 (울렸다) . 화면에 베트남 번호가 떴다. 응옥 씨가 영업 담당에게 (알린) (모양이었다) .
대표는 휴대전화를 (들고) 화장실 (쪽) (복도) 로 나갔다. 그사이 번호표는 오 분 간격으로 (두 번) (넘어갔다) . 옆 창구 정 차장님이 (의자) 를 내 쪽으로 돌렸다. “계약서 번호로 (걸었어요) ? 오 계장, (탐정) 다 됐네.”
십 분쯤 뒤 대표가 돌아왔다. 대기석은 우산을 (든) (손님) 으로 가득했다. 대표는 의자에 앉지 않고 창구 (앞) 에 (선 채로) 말했다.
“오 계장님, 아까 창구 직원이 뭘 아냐고 한 말은 (취소할게요) . 영업 담당이 그러네요. 예전 계좌로 보냈으면 (출고) 는 이달 말로 (밀렸을) 거라고. 현장 세 곳 일정이 다 위험할 (뻔했어요) .”
진아 씨가 (그제야) 안심한 (얼굴) 로 (숨) 을 내쉬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 (외부) 에서 온 광고 메일인 줄 알았거든요. (출력해) 놓고 쓰레기통에 (버릴) 뻔했어요.”
대표는 (새) 신청서에 모회사 (정식) (명칭) 을 또박또박 옮겨 적었다. 나는 예금주 이름을 한 글자씩 (짚으며) 공지문과 (맞춰 봤다) . 예전 계좌는 (등록) 목록에서 (제거했다) .
사만 이천 달러는 열한 시 오 분에 (나갔다) . 공장은 한국 거래처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며, (화물) (보험) 도 지난번 (조건) 그대로 들겠다고 메일로 (알려 왔다) .
나는 공지문 사본을 송금 (서류) 와 함께 (철해) 서류 (보관함) 에 넣었다. 이런 서류는 오 년 동안 보존한다.
대표는 (우산) 을 챙겨 (일어나다) 가 공지문 원본을 (반) 으로 (접어) (안주머니) 에 넣었다. 진아 씨가 문 앞에서 한 번 더 고개를 숙였다.
창구 앞 깔개에는 빗물 (자국) 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번호표 화면에 백십팔 번이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