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아이엘츠 스피킹 (주거)
시월 셋째 주 수요일 저녁, 맨체스터 남쪽 (교외) 의 학생 기숙사 사 층 공용 주방이었다. 열두 명이 쓰는 주방은 (넓은) 편이었지만, 싱크대 옆에는 늘 그릇이 쌓여 있었다. 쓰레기통 옆에는 종이 상자 더미가 (기둥) 처럼 서 있었다. 천장 조명 하나는 일주일째 깜빡였다.
나는 김나은, 스물세 살, 건축학과 1학년이다. 서울에서 일 년 일하다가 늦게 유학을 왔다. 이사 온 첫날, 상상했던 것보다 (아늑한) 방이라 마음이 놓였다. (입학) 첫 주에 층 (대표) 기숙사 위원으로 뽑혔다. 다른 사람들이 손을 들지 않았던 게 (유일한) 이유였다. 물론 일이 많을 줄은 알았다.
그날 저녁 층 회의는 사감 피오나가 열었다. 대학원생인 피오나는 이 층을 돌보는 일을 맡고 있었다. 그녀는 주방 사진 몇 장을 화면에 띄웠다. (곰팡이) 가 핀 냄비는 없었지만 (위생적) 이라고 하기도 어려웠다.
그녀가 (선언) 하듯 말했다. "새 규칙을 정할게요. 밤 열 시 이후에는 주방 사용을 금지해요. 주방이 더러우면 층 전체에 이십 파운드씩 (벌금) 을 매기고요."
몇 명이 서로를 봤다. 밤늦게 수업이 끝나는 사람이 절반이었다. 주방 (외에는) 따뜻한 밥을 먹을 곳이 없었다. 나는 손을 들었다. "청소 순서를 다 같이 정하는 건 어떨까요? 시간을 막는 것보다 (실용적) 일 것 같아요. 다 같이 처벌받는 건 (불편하고요) ."
피오나는 (웃음소리) 를 (짧게) 냈다. "나은 씨는 국제학생이라 여기 규칙을 몰라요. 영국 (기숙사) 에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어요. 규약은 내가 써서 내일 붙일게요."
(러시아의) 작은 도시에서 온 마샤가 내 쪽을 봤다. 나는 노트를 덮고 (고개를 끄덕였다) . 회의 자리에서 다투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해할 수 있는) 말은 아니었다. 회의가 끝나고 학생 무리가 (흩어질) 때까지 나는 그 말을 곱씹었다.
방으로 돌아와 나는 (입주할 때) 서명한 임대차 계약을 다시 열었다. 일 년마다 (갱신하는) 계약이었다. 스물여섯 쪽이었다. 건축 공부를 하면서 도면의 작은 글씨까지 읽는 습관이 붙었다. 이번에도 끝까지 읽었다.
마지막 장은 (부칙) 이었다. 층의 생활 규약은 그 층의 (거주자) 가 함께 정한다. 초안은 그 층의 기숙사 위원이 쓰고, 사감은 그 규약이 계약에 맞는지 (확인한다) . 위원이 초안을 쓰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라고 적혀 있었다.
그 아래 두 줄이 더 있었다. 공용 주방은 (임차인) 이 하루 종일 쓸 수 있는 (시설) 이며, 사감이 이용 시간을 따로 (제한할) 수 없다. 벌금은 관리 사무소만 (매길) 수 있고, 층 전체에 (한꺼번에) 매기는 벌금은 (무효) 의 (조항) 으로 본다. 어떤 규칙도 (거주자) 에게 강제하기 전에 이 부칙을 (이행해야) 한다.
나는 그 쪽을 사진으로 찍고, 계약 사본의 쪽수를 노트에 적었다. 피오나에게 (미리) 따지는 메일은 쓰지 않았다. 그 대신 청소 순서표의 초안을 연필로 그렸다.
목요일 아침, 주방 문에 피오나의 규칙이 붙어 있었다. 밤 열 시 이후 (금지) , 층 전체 벌금. 학생들은 그 앞에서 (한숨을 쉬었다) . 사람들은 이런 규칙을 (몰래) (피하는) (경향) 이 있다. 어떤 학생은 (결국) 다들 규칙을 (무시할) 거라고 했다.
저녁에 피오나가 다시 (회의) 를 열었다. 마샤가 (테라스) 에서 의자를 다시 가져왔다. 규칙을 설명하는 피오나의 목소리는 단호했지만 강압적이지는 않았다. 나는 손을 들었다. "규칙을 정하기 전에 (임대차) 계약 마지막 장을 같이 봐도 될까요?"
나는 부칙을 천천히 (소리 내어) 읽었다. 하루 종일 쓸 수 있는 시설이라는 대목에서 몇 명이 고개를 들었다. 무효라는 말이 나오자 주방이 조용해졌다.
피오나는 자기 휴대전화로 (계약서를) 열었다. 그녀는 식탁 끝에 서서 부칙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 그리고 앞 장으로 돌아가 (관련된) 조항을 (하나씩) 확인했다. 오 분쯤 시간이 흘렀다. 아무도 그녀를 원망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 "제가 계약을 끝까지 안 읽었어요. 작년 (사감) 한테 (물려받은) 방식이 (완전히) 맞는 줄 알았어요. (반대하는) 사람이 있는지도 알아보지 않았네요."
그리고 우리 열한 명을 한 번 둘러봤다. "나은 씨, 어제 국제학생이라 여기 (규칙) 을 모른다고 한 말은 (취소할게요) . 계약을 끝까지 읽은 건 나은 씨예요. 층 규약은 나은 씨가 (다시 써요) . 저는 계약에 맞는지 확인만 할게요."
그녀는 주방 문에 (붙은) 종이를 (떼어) 내 앞에 내려놓았다. 마샤가 작게 웃었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규약을 다시 (썼다) . 열두 명을 둘씩 묶어 여섯 조를 만들고, 조마다 하루씩 주방을 맡는다. 일요일은 다 같이 (대걸레) 를 들고 바닥을 닦는다. 조는 컵에 이름을 모으고 (무작위의) 추첨으로 (뽑았다) . 아무도 같은 요일을 영구적으로 맡지 않도록, 한 달마다 다시 뽑기로 했다.
밤늦게 수업이 끝나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조항도 넣었다. (비어 있는) 선반은 그 사람들의 (냄비) 자리로 정했다. 늦게 요리하면 쓴 냄비를 그날 밤 안에 닦는다. (전자 기기) 와 (가전제품) 은 쓰고 나서 전원을 끈다. (조명) 은 마지막 사람이 끈다.
피오나는 (초안) 을 (계약) 과 하나씩 비교해 보고 서명란에 이름을 썼다. 정해진 (절차) 대로였다. 그리고 관리 사무소에 보낼 사본을 한 장 더 뽑았다.
밤 열한 시, 새 규약이 주방 문에 붙었다. 마샤가 첫날 조의 이름 옆에 별 하나를 그렸다. 나는 싱크대에 남은 그릇 두 개를 닦고 불을 껐다.